Fed, 15개월 만에 금리인상 멈췄지만…'올해 두번 더 오른다' [Fed 워치]

입력 2023-06-15 07:01   수정 2023-06-15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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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앙은행(Fed)이 15개월 만에 처음으로 기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했다. 물가 안정세를 확인했지만 갈 길이 멀다는 설명이다. Fed는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지속되고 있어 연내 금리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증권시장은 예상보다 매파적인 신호에 잠시 급락했지만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기준금리 동결의 의미는
14일 Fed가 기준금리를 동결하면서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가파른 금리 인상을 잠시 멈췄다. Fed는 코로나19 팬데믹 종료로 경제가 활성화되고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의 여파로 물가가 뛰자 이 기간 기준금리를 0.25%에서 5.25%까지 단숨에 올렸다.

다만 이번 Fed의 결정은 '마침표'가 아닌 '쉼표'에 가깝다는 게 대체적인 시장의 평가다. 물가 안정세를 확인했고, 지나치게 빠른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은행권의 부담을 고려해 금리 인상을 한 차례 건너뛰었지만, 아직 물가 목표치에 이르기까지 갈 길이 멀다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이번 결정을 '매파적 건너뛰기(hawkish skip)'라고 부르고 있다.

외신들은 이날 금리 동결 자체보다 추가 인상 가능성에 더 주목했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Fed가 금리 인상을 중단했지만 추가 인상을 예고했다"고 보도했다. "Fed는 금리를 안정적으로 유지하지만 추가 인상이 예상된다"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보도도 비슷한 맥락이다. 블룸버그통신은 제롬 파월 Fed 의장의 발언에 주목해 "파월은 거의 모든 관리들이 연준의 일부 추가 인상을 예상한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Fed는 왜 기준금리를 동결했나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한 이유에 대해 "긴축 정책의 진전 정도, 통화정책이 경제에 미치는 불확실한 시차, 신용 긴축으로 인한 잠재적 역풍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이 긴축 정책의 진전을 언급한 것은 지난해 3월부터 이어진 금리 인상이 물가 안정 효과를 일부 거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 고용통계국이 전날 발표한 5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에서 이러한 추이가 드러났다. 5월 CPI는 전년동기 대비 4% 상승했는데, 이는 전달 CPI 상승률(4.9%)보다 크게 상승 폭이 둔화한 것이다. C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9.1%를 기록한 뒤 11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 같은 물가상승률은 여전히 Fed의 목표치인 2%보다 높다. 다만 Fed는 급격한 금리 인상이 경제 전반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 미국 언론들은 지난해 3월 이전 사실상 제로 수준이었던 기준금리가 2007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고 지적했다. 1980년대 이후 가장 빠른 속도의 금리 인상으로 평가된다.

파월 의장은 "목표에 가까워질수록 금리 인상 속도를 조절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라며 "금리가 상승하는 것이 합리적일 수 있지만, 그 속도는 완만한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Fed는 '신용 긴축'에 대한 우려도 드러냈다. 은행권이 가파른 금리 인상으로 받을 압박도 염두에 뒀다는 것이다. Fed 위원들은 그간 기준금리를 더 올릴 경우 올해 초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한 것처럼 위험 상황에 놓이는 은행이 늘어날 수 있다고 언급해왔다.
앞으로도 기준금리 동결할까
다만 Fed는 올 하반기 추가 금리 인상이 이어질 것임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의 의견을 종합하면 연내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압력이 계속 높은 상태"라며 "거의 모든 (FOMC) 위원들이 올해 중 추가 금리인상이 적절할 것 같다는 견해를 보였다"고 전했다.


연준이 이날 공개한 새 점도표에서 이러한 위원들의 의견을 확인할 수 있다. 점도표는 가로축을 연도, 세로축을 기준금리로 두고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표로 나열한 것이다. 점도표에 따르면 18명 위원 중 절반이 올 연말 기준금리를 5.5~5.75%로 예상했다. 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이상 올리지 않는다면 금리를 두 번 올려야 한다는 얘기다.

5.75~6.0%와 6.0~6.25%를 전망한 위원도 각각 2명·1명씩 있었다. 현재 금리를 유지해야한다고 본 위원은 2명이었고 금리 인하를 전망한 이는 없었다. 금리 전망치 중앙값은 5.6%로 이전 전망치인 5.1%보다 0.5%포인트 상승했다.

특히 파월 의장은 "오늘 (FOMC) 위원회의 결정은 이번 회의에 관한 것일 뿐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나오는 데이터를 보고 다음 회의의 결정을 내리겠다는 원론적인 언급이지만, 일각에서는 '이번 금리 동결은 한시적'이라는 의미로 해석하기도 했다.

그는 "우리는 다음 회의에서 일어날 일을 포함하여 앞으로 나아갈 것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라며 다음 달 26일 FOMC에서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예고했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7월 FOMC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올릴 확률을 64.5%, 동결할 확률을 35.5%로 보고 있다.
기준금리는 언제 내리나
올해 기준금리 인하는 없는 것일까. 파월 의장은 "위원회에서 올해 금리 인하를 예상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고, 나도 전혀 적절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못박았다. 그는 "물가상승률이 상당히 많이 내려가는 시기에 금리를 인하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며 "두어 해가 걸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Fed는 이른바 '끈적한 인플레이션'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파월 의장은 "지난 6개월 동안의 핵심 PCE(개인소비지출) 지수를 전반적으로 살펴보면 그다지 큰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4.5%가 넘는 수준에서 우리의 목표치를 훨씬 상회하고 있으며 실제로는 하락하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는 그것이 결정적으로 하락하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으로는 활성화된 노동시장과 주택 가격 반등을 인플레이션 지속의 원인으로 꼽았다. 파월 의장은 "많은 분석가들은 특히 비주택 서비스 부문의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데 있어 임금 인플레이션을 지속가능한 수준, 즉 2% 인플레이션에 부합하는 수준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라며 "실제로 임금이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상당히 완만하다"고 지적했다.

주택 시장에 대해서는 "이제 주택 가격이 바닥을 찍고 조금씩 오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임대료와 집값이 주택 서비스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주식시장은 어떻게 반응했나


뉴욕증시는 Fed의 연내 추가금리 인상 예고에 일제히 급락했지만 금새 다시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날 FOMC 회의 결과 발표 전 4373.99였던 S&P(스탠다드앤푸어스) 500 지수는 Fed 발표 이후 4340까지 떨어졌다가 다시 4372.59(+0.082%)로 거래를 마쳤다. 다우지수는 개장 때 53.62에서 시작해 Fed 발표 후 한때 52.52까지 떨어졌으나 일부 회복해 52.81(-0.62%)로 마감했다.

6월 기준금리는 시장 예상대로 동결됐지만 연내 두 차례 추가 인상을 시사한 점도표는 다소 매파적인 신호라는 평가다. 투매세는 "아직 7월 금리는 결정하지 않았다"는 파월 의장의 언급에 다소 진정됐다. 시장에서는 파월 의장이 연말까지 인플레이션의 상당폭 둔화를 예상한 것에도 의미를 부여하는 분위기였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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